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♠ 해시계 시낭송

해시계 낭송 - 가난한 이름에게 (김남조)

by 욱 e 2018. 2. 5.

 


가난한 이름에게 / 김남조

이 넓은 세상에서
한 사람도 고독한 남자를 만나지 못해
나 쓸모 없이 살다 갑니다

이 넓은 세상에서
한 사람도 고독한 여인을 만나지 못해
당신도 쓸모 없이 살다 갑니까

검은 벽에
검은 꽃 그림자 같은
어두운 향료
고독 때문에
노상 술을 마시는 고독한 남자들과
이가 시린 한 겨울밤
고독 때문에
한껏 사랑을 생각하는 고독한 여인네와
이렇게들  사는 멋진 세상에서
얼굴을 가리고
고독이 아쉬운 내가 돌아갑니다

불신과 가난
그 중 특별하기론 고독 때문에
어딘지를 서성이는 고독한 남자들과
허무와 이별
그 중 특별하기론  고독 때문에
때로 골똘히 죽음을 생각하는 고독한 여인네와
이렇게들 모여 사는 멋진 세상에서
머리를 수그리고
당신도 고독이 아쉬운 채 돌아갑니까

인간이라는 가난한 이름때문에
고독도 과해서 못 가진 이름에
울면서 눈 감고
입술을 대는 밤

이 넓은 세상에서
한 사람도 고독한 남자를 만나지 못해
나 쓸모 없이 살다 갑니다

 

첨부파일 가난한 이름에게 - 해시계 (낭송).mp3